2009년 12월 26일 토요일

동유기

"동유기" - chaejoo@ 2005.11

 

심청은 화주에 홀로 올라 앉았다. 육지로 돌아 간다면 아버지를 다시 뵐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 올랐다. 도덕화의 꽃향기가 은은하게 온 몸을 감싸는 듯 몽롱하였다.
단꿈을 꾸는 듯이 살포시 미소 짓는 듯이 잠들어 있는 심청을 바라보는 눈길이 있었다. 용왕의 아들. 육지란 노스탤지어. 

 

-심청의 기억 기관 회복-
"니들이 게맛을 알아"
육지에서의 그 고생을 이제야 한마디로 표현하고 표표히 다시 바닷속으로 사라져갔다.

 

- 다시 20년 후 -
대한민국의 우유 음료 광고 때문에 다시 방문한 용왕의 역할은 특별했다.
용궁에서 연화주를 타고 대한민국의 육지에 도착한 용왕에게는 쉴새 없이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수많은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육지의 산만한 바위에 이리넘어지고 저리지치고 마치 겟벌위의 꼴뚜기 모양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질문에 대한 용왕의 답이 네티즌들로 하여금 배꼽을 잡게 만들고 있었다.

"토끼가 필요 없다는 말이 정말입니까?" 라는 물음에 용왕은 "토끼 끝이야 이제 토파스야"라고 답하였다. "이제 건강에 걱정되지 않으십니까?"라는 질문에 독특한 억양으로 "너나 걱정하세요"라고 말했다.
"What do you think about Korea in these days"라는 외국인의 질문에는 고개를 살짝 흔들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용왕은 연신 밝은 표정이었다. 웅장한 음악과 헬기에 대형 잠수함으로 호위받으며 등장한 용왕은 별주부를 앞세워 왕란연구소로 발길을 옮겼다.

 

- 용왕 헬싱키 규정에 엄격해야 -
용왕(816.심해용궁)의 왕란연구소와의 계약 실격 처리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 봉헌시효 논란이 뜨겁다.
`규정은 규정이다'며 용왕이 수긍했고 실제 규정상으로도 실격당하는 것은 마땅하지만 과연 규정을 떠나 사건 발생후 24일여가 지나서, 3라운드 7번란 이후 무려 29개란이나 더 리플레컨트한 연후에 이같은 결정이 내려진 것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문제를 제기한 주간지 알러스트레이티드의 마이코 뱀머거 기자가 용왕의 반박에 자존심이 상한데 대한 보복으로 제보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은 찬반 논란을 가열시킬만 하다.

당시 기자회견장에 참석했던 한 취재진은 뱀머거 기자가 3라운드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용왕에 대해 7번란 리플레이컨트와 관련, 걱정할 것이 없느냐며 4차례나 질문을 던졌고 이때 용왕이 잘못한 것이 없다면서 "너나 걱정하세요"라고 반박하자 회견장이 일순간 웃음바다가 됐고 이때 뱀머거 기자는 마음이 상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미국왕란윤리협회와 영국왕립왕란윤리협회가 최근에도 규정을 개정하는 등 현실에 맞도록 끊임없이 바로잡아 나가고 있는 생명윤리룰과 관련, 용왕 사건을 계기로 봉헌 시효의 문제도 거론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한 왕란 전문 기자의 찬반 의견을 싣는다.

◇봉헌시효론 찬성: 봅 헤그리드(EFOGG.COM)

용왕은 자궁의 복지를 위한 작업에서 혹독한 경험을 했다. 하지만 결코 해서는 안될 일이었다. 용왕의 계약 실격은 암묵적 룰을 따른 옳은 처사다. 심판위원들이 어떤 위반 사실을 적발했다면 그들은 반드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번의 경우 용왕의 미필적고의 리플레이컨트 룰에 따른 것이다. 더 자세히 설명하면 용왕은 용궁내의 란을 드롭했다. 고의적으로 하지 않았겠지만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규정 위반 사실이 24일이 지날 때까지도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룰대로 따른다면 규정 위반을 24일이 지날때까지 발견치 못하는 것도 잘못된 것이고 관중, 심판, 선수 동반자, 텔레비전 시청자 모두 사건발생 당시 위반사실을 감지하지 못한 것도 잘못된 것이다. 나쁜 의도를 갖고 한달을 기다려 위반 사실을 꺼내드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겠는가.

◇봉헌시효론 반대: 돈 시락(란월드)

물론 라운드가 끝난 뒤에라도 페널티가 부과되어야 한다. 규정 위반은 그게 언제 일어난다 하더라도 위반이다.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덮어두려 하지 않았을까 하는 제보가 있을 때에는 단순한 위반 이상으로 취급되어야 한다.
용왕이 속이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할지라도 기록 정황을 분석한 결과 증거가 있었다. 규정위반이 일어났음을 확인했을때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나? 단지 압력이 없었고 시간이 흘렀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경우를 상상해 보라.
생명윤리에서 훌륭한 점 가운데 하나는 어느 누구도 속이는 것을 자랑할 수 없다는 것이다.

 

- 토끼의 간 -
미국의 왕란 전문기자가 뼈아프게 토끼의 간 재배 계약에서 실격당한 용왕(816.심해용궁.미국명 Sea Dragon King)에게 헬싱키 규정을 좀더 엄격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APPA 통신의 덕 퍼거 기자는 '자신이 본 것을 빨리 보고하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내가 이상하게 생각한 것은 용왕이 용궁내 란을 드롭한 사실이 아니라 아무런 도움도 요청하지 않았다는 점이다"고 밝혔다.

퍼거는 "미국 리서쳐들은 자신의 신발끈이 풀어졌을 때도 윤리위원을 부를 정도로 규정에 대해 매우 엄격하다"면서 "용왕은 이번 대회에서 세번이나 윤리위원을 부르지 않고 리플레이컨트블을 선언했다"고 지적했다.

퍼거는 다른 품목과의 비교를 통해 "밥솥과 티브이는 모두 PL이 있지만 리셔쳐는 스스로 페널티를 선언해야하는 의무를 갖고 있다. 속임수를 썼다가는 그 오명이 평생 남을 수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출처] 동유기|작성자 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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