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는 South China Sea에서 직접 돛새치를 채집하여 살펴본 결과, 돛새치 피부에 리블렛보다 훨씬 큰 크기의 유동방향으로 뾰족한 V자형 돌기가 몸 전체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흥미롭게도 돛새치 피부에 존재하는 이러한 V자형 돌기는 Sirovich & Karlsson [5]의 연구에서 10%의 마찰저항 감소를 얻은 V자형 돌기와 뾰족한 방향은 반대지만 유사한 형태를 가진다. 그러나 현재까지 어느 누구도 이들의 연구결과를 재연하여 항력감소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돛새치 피부는 상어 피부처럼 마찰저항을 줄일 수 있을까?]
이번 연구를 통해 살펴본 결과, 돛새치 피부의 V자형 돌기는 난류 경계층의 마찰저항을 줄이는 역할을 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V자형 돌기가 마찰저항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형상저항을 감소시킴으로써 전체 저항을 줄일 수도 있다.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도 돛새치의 피부 모양은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태평양에 사는 것을 확인하고 한 참치 통조림 회사에 연락해 돛새치 한 마리를 잡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로부터 석 달 뒤 부산항에서 꽁꽁 언 새끼 돛새치를 구경할 수 있었다. 트럭에 싣고 실험실에 가져온 뒤 피부구조를 찬찬히 살펴보면서 실험했다.
“이 피부가 정말 물의 저항을 줄일 수 있긴 한 거야?”
하지만 저항은 줄지 않았다. 그러다 불현듯 생각 하나가 떠올랐다.
“혹시 냉동될 때 사람처럼 소름 끼친 피부를 우리가 보는 것 아냐?”
살아 있는 돛새치를 보고 싶었다.
돛새치 전문가를 찾아 한국게임피쉬협회와 접촉했다. 말레이시아 앞바다에 가면 살아 있는 돛새치를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말레이시아 원정길에 따라나섰다. 뱃멀미를 겪으며 3일간 사투 끝에 겨우 돛새치 한 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
배 위에 파라솔을 펼치고, 현미경으로 사진 찍고, 컴퓨터에 저장하고 한참을 호들갑을 떤 뒤 뭍으로 돌아왔을 때 우리를 반긴 것은 현지 어민들의 휘둥그레진 눈이었다. 연구를 한답시고 돛새치를 잡으러 우르르 몰려온 외지인들이 신기했을 것이다.
짐작한 대로 돛새치 피부에는 특이한 돌기가 있었다. 돛새치 피부를 모방해 물속 저항을 줄이는 실험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저항아 제발 줄어라”라고 기도하면서. 길이 2.1m의 돛새치는 멋있게 박제되어 이제는 우리 실험실에 진열되어 있다.
딸 덕분에 우리 실험실의 관심사는 생체모방공학으로 옮겨가고 있다. 돛새치, 날치, 나비, 잠자리, 돌고래 등 우리가 따라 배울 동물은 많다. 지금도 매일 밤 딸의 책 속에서 동물을 쫓는 모험은 계속된다. “자녀들에게 과학책을 읽어 줍시다. 뜻밖에 좋은 일이 생길 겁니다!”
최해천 서울대 공대 교수·기계항공공학부 choi@snu.ac.kr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603100067
[Natioal Geographics]
돛새치들의 사냥방식은 포유류와 유사하다. 주로 느슨하게 무리 지어 다니는 돛새치들의 팀워크는 가히 환상적이다. 녀석들은 먹이 주변을 돌며 먹잇감들이 똘똘 뭉치도록 압박한 후 교대로 사냥을 한다. 사냥은 매번 몸 높이의 두 배가 넘는 등지느러미를 휘황찬란하게 번쩍이는 것으로 끝이 난다.
돛새치의 몸은 각도에 따라 다채로운 색깔로 보이는데, 보통 은청색 줄무늬처럼 보인다. 호주 퀸즐랜드대학교의 신경생물학자 커스틴 프리치스는 녀석들의 몸색깔이 바뀌는 것은 어두운 색깔의 멜라닌 세포 때문이며, 그 원리가 “블라인드를 치는 것”과 흡사하다고 말한다. 녀석들은 평소 탁한 색을 띠지만 “스트레스를 받거나 흥분하면 멜라닌 세포가 색소를 수축시켜 몸 안쪽에서 화려한 금속성 색깔이 드러나죠.” 색을 번뜩이는 것은 먹잇감을 겁주는 한편 다른 돛새치에게 물러서라는 경고를 보내 충돌을 피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코도 삐죽하고 헤엄치는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이런 신호는 필수예요.” 프리치스는 말한다. 실제로 주둥이처럼 보이는 길게 튀어나온 위턱은 단검처럼 날카롭다. 녀석들은 이 주둥이를 먹이에게 휘두르거나 상어와 청새치 같은 적들과 맞설 때 사용한다. 그러나 이처럼 주둥이를 빨리 휘둘러대도 돛새치들이 서로를 찔렀다는 보고는 거의 없다. 녀석들은 순서대로 공격을 하기 때문에 흥분한 상태에서 눈알을 다치거나 배를 곯을 일도 없다. 정어리들도 공동작전을 펼친다. 녀석들은 우두머리 없이 서로의 간격과 움직임을 확인하며 동시에 움직인다. 수은 방울이 구르듯 유연하게 이동하면서 은빛으로 아른대는 정어리떼의 움직임은 포식자들을 어지럽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혹시, 피부의 V자는 색을 변화시키기 위한 도구일뿐인가?-chaeja thi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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